sungodcross1

( 시 ) 낡은농가 와~~돌담 ​ ​ 저~~ 천연덕스런 유순한~~녹빛 바다 ~~ 잔잔한 수평선~~하늘은 파랗고 ​ 돌담 위로~~ 노란 장미 베시시 웃는다~~! ​ 잿빛구름 몰리자~~변덕이 죽끓는 앙칼진 여인처럼~~ 날카로운 손톱 세워 안색 바꾸고~ 절래절래~~미친 머리칼 날리며 ​ 거센 태풍~~ 무등 태워~~! 저~~해안 절벽 더듬고~~조각배 터지는 소리~! ​ 두려움에 ~~이불깃 올리고~ 번개와 천둥은~~밤새도록~~드륵드륵~~맷돌질하고 ~~! 전봇대가 부러지고~고목이 모로 눕다 ​ 긴밤~고추대가 부러졌나~~ 대문이 넘어졌나~ 와지끈~~~끈떨어진 연처럼 지붕 날리고~! 잔인한 미소로 돌담 핥는다~~! ​ 넌! 보았는가? 간밤에~~흰옷자락 펄럭거리며~~~! 눈처럼 하얀무리 지상에 내려와 ~~~~! ​ 돌담..

시 2022. 6. 15. 13:39

( 시 ) 새들의 반란~~~! ​ ​ 처음 널 만났을때~~~! 파란 하늘에~~! 비눗방울 굴리는 ~~쪼르륵 ~쪼르륵~~맑은 소리~~! 초록색 들판을 누비는~~아름다운 교향곡 ​ 깨밭에서 ~~깨씨 뿌릴때~~~! 널 보았지~~! ​ 은밀한 ~~마귀의 속삭임 저 깨를 먹어 치울거야~~!짹짹 ​ 앵두가 익었다! 즐거운 들판~! 우리의 세상~~!짹짹짹~~~! 앵두는 우리의 밥~~! ​ 무화가 단내가 난다~~! 구멍 내러가자~~!루루~~랄랄라~~~! ​ 대추꽃이 피었다~~ 앞마을~~박씨네 벼가 익었다~~! ​ 싹쓸이 하러 가자~~! 이 게으름뱅이야~~! 빨리 ~~서둘러 ​ 염소장 우리앵두 도둑 맞았다~ 앵두 도둑 ~공격하자~~! ​ 출동~~~!미사일 공격~~!찌지배배 지지배배 폭탄투하~~! ​ 블르베리~대추나무~무..

시 2022. 6. 1. 16:21

( 시 ) 알을 깨고 나오다~~~! ​ ​ 의식 저편에~~~항상 그곳이 있어~~~ 손 더듬어 ~~~ 진흙 계단 기어 오르다~~~~! ​ 골고다 언덕에~~! 나 ~~주 와 함께 매일~~~못박히다~~~! ​ 나무에 매달려~~ 스스로 내어준 이~~! ​ 세상 찌든 머리로~~ 측량할 길 없네~~더이상 괴로워 ~~ 석고 부어 굳히다~~~ ​ 무책임의 댓가~~양심이~~두들겨 맞고~~! 출산하는 산모처럼~~깨진 사기그릇 맞추듯~~~ 알를 깨다~~! ​ 미완성한~~ 회한과 미진함에~~ 부끄럼이 귀밑 적시고~~~ ​ 허공잡는 밑그림이 ~~~ 또다시 시작된다~~~! ​ 골고다 언덕~~! 당신은~~! 뉘 시오니까? ​ ​ ​ ​ 제작년도: 2022년 5월. 작품명--- 골고다의 3인. 재료: 석고 ​

시 2022. 5. 22. 12:45

(시) 열다섯살 소나무~~ 머리 깍는날~~~! ​ ​ 어설픈 실력으로~~~애송이 분재든~~~앉은뱅이 소나무든 수십개 고사했다~~! ​ 꽂시장에~화사한 꽃들도 많은데~~~ 아들같이 ~잘생긴 고가에 짙푸른 소나무에~~ 항상 ~~흥분하며~~눈이 밟혔다~~~! ​ 어린시절 살던집은~~! 백두산 해송으로 지었다~~! 고인된 아버지 목소리 ~~! ​ 어머니 솔잎 깔고 찐 송편~~ 하얀떡에서 ~항상~솔밭 냄새~~~ ​ 몇해 전~~~! 앞마당에~~! 열다섯살 소나무~ 이발 시작했다~~! ​ 어린자식 앉혀놓고 ~머리 돌려 깍듯이~~~! 내 가슴까지 올라온~~소나무 머리 깍을땐~~! ​ 진한 솔향기가 `~ 솔잎차처럼 온몸에 스며든다~~~! ​ 배냇머리 아까워서 주워 담듯이~~! 잘리운 솔잎들은 ~~ 고이주워~! 유리항아리..

시 2022. 5. 14. 13:12

(시) 핏방울 반지~~~~ ​ ​ 꿈속에서~~ 남편은~보석가게 주인~~~ ​ 보석가게 석탄난로 가로~~ 장화신은 광부들~~~불을 쬐고 ​ 흰옷입은 낯선 남자가 ~~흰빛을 쏟으며 보석가게로 들어와 빨강색 루비 반지를 샀다~~ ​ 흰옷입은 남자는~~ 내손가락에 ~~빨강색 루비반지를 끼웠다 ​ 남편을 보았더니~~~~ 장사치 흡족한 미소로~~ 끄덕였다~~ ​ 허구많은 반지중에 ~~~~ 하필 붉은색 반지인가? ​ 난 빨강색 반지가 싫다~~! 빨강색이 정말 싫다 ~~~! ​ 흰옷남자가 ~~~먼길를 떠났다~~! 빨강색 루비반지를~~ 가만히 드려다 보니~~~ ​ 그것은! 루비가 아니라 표면 장력에 흔들리는~~ 핏방울 이였다~~! ​ 은 30에 팔린~~~! 골고다 십자가에 매달려 피흘린~~~ 흰옷입은 남자를 기다렸다~~..

시 2022. 5. 3. 01:21

(시) 쑥을 캐러가다~~~~! ​ ​ 올봄~~! 쑥밭을 외면하고 ~~ 곡괭이 들고 밭으로 갔다~~! ​ 하늘은~~천기를 분별하여 `~~ 심을때와 걷울때를 주신다~~ ​ 심지 않으면~~~! 걷울게 없다~~ ​ 눈물로 씨를 뿌리는자는~~! 기쁨으로 단을 걷우리로다~~~~! ​ 봄이면~~항상 쑥를 캤다~~~! 탐스런 쑥뿌리에 칼을 대면`~! 어느새~~~유년시절의 어린 내가 풀밭에 앉아있다~~! ​ 양갈래로 머리 쪼록쪼록 땋은 ~~ 조그만 언니도 내옆에 있고~~! ​ 일백세의 양머리를 하신~~젊디 젊은 엄마는~~ 하얀 앞치마 두루시고 쑥버므리를 하시는구나~~! ​ 시루는 쑥떡을 이고 ~ 무쇠솥 위에 단정히 앉아~~! 무쇠솥 밑에 ~~벌건 장작이 불타고~~ 시루핑 사이로~~ 쑥향기 김이 솔솔 난다~~! ​ 건너편..

시 2022. 4. 8. 00:53

(시) 모 성~~~! ​ ​ 만삭의 염소 세마리 넓디 넓은 풀밭에서 눕다~~! ​ 봄은 온화하나 바람끝은 차다~~! ​ 괭이질 사이로~드러나는~! 검정색 부드러운 흙 ​ 언덕 너머~~다급한 어미의 비명소리~! 필경! 산고라~~! ​ 마흔 일곱해 전~~! 내몸을 찢고 ~~핏덩이가 태어 났었지~ ​ 그 참혹했던 ~~~긴 고통의 터널속 끝에 덩어리가 빠져 나갔다~~! ​ 그리고~~~조그만 사랑스런 아기를 내옆에 눕혔다~! ​ 찬란한~3월의 오후~~~~! 짐승의 다리밑에 붉은 고통같은~~ 탯줄이 흐르고~~ ​ 들판에서 갓난 아기는~~ 네다리 비틀서서 ~~ 본능처럼 어미젖 더듬고~~! ​ 검은 에미는~~세상에 둘도 없는~~ 내 새끼~~! 젖은 새끼를 ~~ 핥고 또 핥는다`~! ​ 제 새끼~~ 안고 가는 ~~주인 ..

시 2022. 3. 31. 00:53

(시) 뼈 가~~ 뼈 에게~~~~ ​ ​ 허물 벗은~~~! 갈치 한토막~~~~! 척추에서~~~ 뻗히는~~~ 무수한 칼날들 날카로운 공간 속으로 ~~바람이 분다~~~! ​ 무덤이 터지고~~~! 삭은 관 속에~~~~! 뼈가 잠들어 있구나~~~! 갈비뼈 밑 그리움 고이고~~~! ​ 저 골고다 언덕에~~~ 십자가 섰구나~~~~! 가시관 밑으로 ~피 흐르고~~~! ​ 아골 골짜기 뼈들이 일어난다~~~~! 뼈가 뼈에게~~~ 손 잡고~~~! ​ 무수한 병사들 삐꺽거리며~~ 아우성 치며~~~ 몰려 오누나~~~! 제작년도 1991년도 - 뼈 씨리즈 - 재료: 이태리 대리석

시 2022. 3. 22. 00:47